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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질서 - 레이 달리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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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질서 - 레이 달리오

준오. 2024. 3. 18. 22:14

The Changing World Order - Ray Dalio

제국의 성장 - 정점 - 쇠퇴 사이클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을 내 방식대로 정리해보자면,

현재 세계 제1강국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미국의 지위가 영원할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아니라고 답한다.

 

세계 역사를 바탕으로 본다면,

네덜란드 - 영국 - 미국 순서로 세계 패권이 이동해왔다.

(그 이전에도 다른 나라들이 있었지만, 세계화 된 이후를 기준으로 한다면 위와 같다.)

이 패권이 이동하는 과정에는 반복적으로 관측되는 패턴이 있음을 저자는 발견했다.

 

이때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가 해당 사이클을 설명하고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할 때,

정성적으로 밖에 설명이 안 될 것 같은 지표조차 모두 어떻게든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려한다.

 

다음 패권국으로 어디가 유력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으로 답한다.

미국인들을 포함해서 많은 한국인들도 안 좋아할 결론이겠지만, 그 이유를 데이터로 풀어서 설명해준다.

 

'어느 시대나 성공의 공식은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사업을 영위하다가 어느 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라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서 생산 도구를 구입한 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생산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자본주의는 부와 기회의 격차와 부채 과잉을 초래했고, 이는 불황, 혁명, 전쟁을 일으켜 국내 질서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초래한다.'

 

하나의 제국이 흥하고 망하는 과정에 대해서 사이클로 설명을 한다.(뒤쪽에 내용 덧붙일 예정)

한 나라가 세계에서 패권국이 되면 그 나라의 화폐는 기축통화가 된다.

네덜란드의 길드화, 영국의 파운드화, 그리고 지금 미국의 달러화.

 

해당 화폐는 처음엔 '경화'이다. 즉, 금 혹은 은과 같은 금속에 묶여있다.(은행에 가면 화폐를 해당 금속으로 바꿔준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화폐의 유통량이 실물 경제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므로,

'경화'를 '연화'로 바꾼다. 즉, 달러를 들고 은행에 찾아가도 금으로 안 바꿔준다.

 

화폐가 연화가 되면, 나라에서 화폐를 찍어내는데 제한이 없어진다.

이것이 기축통화의 힘이다. 마음대로 막 찍어내면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이 다른 나라로부터 돈을 빌리고 나서 이를 갚을 때는 그냥 찍어서 갚으면 된다.

지금 미국이 실제로 그렇고, 코로나19로 경제가 마비되었을 때 미국(트럼프) 정부는 천문학적으로 달러를 찍어내서 경제를 부양시켰다.

그러면 이렇게 계속 무한히 찍어내면 미국도 좋고 경제도 부양되니 좋은 것 아닐까?

 

결론은 아니다. 화폐를 찍어낸다는 것은 시장에 그만큼 달러가 흔해진다는 것이고,

내가 가진 달러의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채권의 수익률이 구매력의 하락을 매꿔주지 못하는 시점에 이른다.

그러면, 달러 채권을 들고 있는 것은 매력적이지 못한 자산 소유 수단이 되고 자산을 이동시킨다.

 

또한, '경화'가 아닌 '연화'이기에 그 가치는 '미국'이라는 정부의 신뢰에서 보장되고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지위가 흔들린다는 것은 달러의 지위 또한 흔들리는 것이고

이때, Trigger가 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미국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라는 여론이 세계적으로 돌면,

달러가 아닌 다른 화폐로 자산을 이동시킬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급격히 일어나진 않고 서서히 일어날 것이다.

달러로 거래하던 관성이 있고 기축통화국이라는 지위는 역사적으로 서서히 이동해왔기 때문이다.

다시 책 정리로 돌아가면,

 

[ 1단계 : 성장 ]

생산성 증가 - 부가 쌓이고 생활 수준이 향상 - 국가의 펀더멘털이 튼튼

교육 수준이 높음 - 인프라 기반이 튼튼 - 강력하고 유능한 지도자 나타남

→ 이때는 빚이 별로 없고, 빈부 격차 가치관 및 이념의 차이가 심하지 않아 국민이 협심하여 번영을 추구

[ 2단계 : 정점 ]

부채 과잉 - 빈부 격차 심화 - 가치관 및 이념 대립 심화

집단 간의 갈등 - 교육 수준 - 사회기반시설이 악화

 신흥 강국에 맞서 노쇠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과 파괴가 이어짐

[ 3단계 : 쇠퇴 ]

새로운 패권국에 의한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여 새 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성공하려면 적어도 지출한 만큼 벌어야 한다.

조금 적게 벌더라도 흑자를 내는 사람이, 많이 벌지만 적자를 보는 사람보다 성공하게 되어 있다.

→ 국가 뿐만 아니라, 사람한테도 똑같이 적용되는 듯하다.

워렌 버핏인가? 워렌 버핏 친구 찰리 멍거도 행복의 기준 중 하나로 '본인이 버는 월급보다 적게 지출하는 것'을 꼽았다.

 

돈을 벌어 저축하고 이를 자본시장에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동기

→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고 저축을 많이하면, 나라는 성장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경제 위기의 여파, 이때 돈을 찍어내서 경제가 부양되었다.

누가 그 대가를 지불하는가?

→ 달러를 현금이나 채권의 형태로 채권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매력을 유지할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는 이들이다.

 

당신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정부가 많은 돈과 신용을 풀어 주택 수요가 증가해 집값이 올랐다고 하자.

하지만 당신의 집은 여전히 같은 집이다.

실제 부가 증가한 것은 아니고 계산상의 부만 늘어난 것이다.

 

* 장기 부채 사이클은 6단계로 구분된다.(이 책의 핵심 문장)

1단계: a) 부채가 적거나 없고 b) 화폐는 '경화'인 상태

2단계: 경화에 대한 불만으로 화폐 출현(은행권 또는 지폐)

3단계: 부채의 증가

4단계: 부채 위기, 채무불이행 선언, 통화 가치 하락으로 통화량이 증가하고 경화와 단절 발생

  - 미국의 브레튼우즈 체제 폐지 선언(이제 더 이상 달러 금으로 안 바꿔준다. 달러 맘대로 할거임)

5단계: 법정통화가 발행되고 결국 통화 가치가 하락

  -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화폐 발행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편리한 수단이므로 채무 조정에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3가지 이유 : 1. 채무로 인한 부담에서 해방되고 2. 누구의 재산을 빼앗아 부가 이전되었는지 명확하지 않고(물론 피해자는 자산 보유자) 3. 대부분의 경우 통화의 평가절하로 부를 측정하므로 자산 가치가 올라 더욱 부유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6단계: 다시 경화로 복귀

  - 뱅크런이 발생하고 돈과 신용의 가치는 하락하고 해당 통화와 부채를 버리고 다른 것으로 갈아타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경화와 유형자산 대비 미지급금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폭발에 가까워져 위험해질수록 사람들은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 미국이 절대 망할리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지금 이 시기가 그 시기 아닐까?

→ 실제로 미국은 엄청난 부채와 내부 갈등(가치관 갈등) 그리고 외부 갈등(미중 분쟁) 속에 있다.

 

내전과 혁명을 이끄는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고등교육을 받은 중산층 출신들이 많았다(지금도 마찬가지다).

블라디미르 레닌, 레온 트로츠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모두 그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은 보다 공정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이상주의자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하려는 잔혹한 혁명가로 변한다.

 

국제 질서는 국제법이 아니라 정글의 법칙을 따른다.

 

전쟁에서는 고통을 인내하는 능력이 고통을 가하는 능력보다 훨씬 중요하다.

 

시장 수익률과 경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하는 역할이 상이하다.

정부는 돈이 어디에서 나오고 어디로 흘러 들어가는지 결정한다. 정부는 세금을 부과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있지만, 통화와 신용을 창출하는 기능은 없다.

중앙은행은 통화와 신용을 창출할 수 있지만 실물경제에서 돈이 흘러 들어가는 곳을 결정할 수는 없다.

 

[ 길드화의 부상과 쇠퇴 ]

[ 파운드화의 부상과 쇠퇴 ]

영국은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1차,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으면서 돈을 너무나 많이 사용했다.

승전국이 된다는 것이 기축통화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1946년 파운드화의 잠재적인 가치 하락에 대한 완충 장치를 제공할 목적으로,

미국이 37억 6천만 달러(영국 GDP의 약 10퍼센트)를 영국에 대출해주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세계 제일 패권국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음에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들여 파운드화를 기축통화로 유지하려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역사를 다 아는 우리 입장에서야 미국의 이러한 과거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저 시대 사람이었다고 생각해보면,

200년 정도의 시간을 패권국으로 군림했던 영국이 미국에 패권국 자리를 내준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것 같긴한다.

미국 정부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저렇게 지원을 해줬겠지? 싶다.

결국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은 가속화되고 파운드화의 평가절하가 이루어졌다.

 

[ 달러화의 부상과 쇠퇴 ]

국가에는 법과 행동 기준이 있지만, 국가 간에는 가공되지 않은 권력이 가장 중요하다.

 

2008년 부채 위기가 발생하자 금리는 0퍼센트를 찍을 때까지 연이어 인하되었다.

금리 중심의 통화 정책에서 통화 발행과 금융자산 매입 중심의 통화 정책으로 전환했다.

[ 중국과 위안화의 부상 ]

미국인들은 충동적이고 전술적이며, 현재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싸운다.

중국인들은 대개 전략적이며, 미래에 원하는 것을 얻어낼 방법을 계획한다.

 

'유가'는 위계에 따라 각자의 본분을 자각하고 실천함으로써 화합을 이룰 방안을 모색

'법가'는 전제 군주에 의한 신속한 '천하' 통일과 정복을 추구한다.

'도가'는 자연의 법칙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마오쩌둥은 1976년까지 권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기관과 통치 체제, 사회기반시설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공산당의 황제로서 중국을 다스렸다.

덩샤오핑은 1997년에 사망할 때까지 그를 지지하던 장관들과 함께 중국을 직간접적으로 통치했다.

개방 정책을 펼치며 외부 세계와 접촉하고, 시장/자본주의 관행을 도입하고 개발했으며, 재정적으로 훨씬 탄탄해졌다.

덩샤오핑은 임기 동안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도 개혁했다.

경제 개혁과 개방 정책이 촉진된다. 흑묘백묘 :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리콴유는 주저없이 덩샤오핑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았다.

시진핑이 집권했을 때 중국은 더욱 부유하고 강력해졌지만,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었고 지나치게 부패했으며 미국과 점점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

 

세계화 기간에 중국과 미국은 공생 관계로 발전했다.

중국이 소비재를 비용 면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제조하였고,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이 소비재를 구매했다.

평균 소득이 미국인의 약 40분의 1에 불과한 중국인들이 미국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모습이 내겐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는 미국인이 과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얼마나 기꺼이 빚을 지는지

그리고 중국인이 저축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시진핑)은 자본주의와 마르크스 공산주의가 혼합된 체제를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커다란 모순 같아도 그 속에 존재하는 일관성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들에게 자본주의는

국민 대부분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수단이지, 자본가를 섬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만일 미국이 중국에 공급되는 필수 기술을 차단한다면 무력 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가장 유력한 품목은 '반도체'. 미중 분쟁 속에서 미국이 대만의 대중 반도체 수출을 차단한다면 큰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참전 원인이 된 진주만 공습 또한 미국의 일본 석유 수입 차단으로부터 시작됐다.

 

현 시점에서 전쟁을 한다면 미국이 유리하다.

하지만 시간은 중국의 편이기에 전쟁을 벌여야 한다면 늦추는 것이 중국에 유리하고,

반대로 전쟁을 앞당기는 것은 미국에 유리하다.

 

[ 미래 ]

일반적으로 기술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경제 전쟁과 군사 전쟁에서도 승리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장기적으로 가장 큰 위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돈의 통화 가치' 위험이다.

 

'위험'은 대규모 채무국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X)

미국 : 나 돈 없어서 너네들한테 빌린 돈 못 갚겠어! (X)

채권국이 평가절하될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다.(O)

다른 나라들 : 내가 가진 달러 자산 가치가 왜 이렇게 똥이 됐지? 다른 걸로 바꿀래! (O)

즉 채권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수익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질 수 있다.

 

 

많은 책들이 지정학적 이유, 문화적 이유 등을 바탕으로 미국이 패권국으로 계속해서 군림할 것을 예측한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가 있긴 하지만, 동맹국 내지 경쟁이 되지 않는 국가이고,

강력한 군대 특히, 해군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강력한 성장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나 또한 당연히, 태어나서부터 살아온 세상 그리고 주변으로 들은 세상 이야기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1등이었으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책을 읽으며 곧 바뀔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저자가 말하는 패권국이 바뀌는 시기에 내가 거의 도달한 것인지 궁금하고,

또 그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 설레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전쟁, 갈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포함할 확률이 높으므로 설레는 건 좀 아닌 것 같기도 하다.)